TIMF

아티스트

낭독 : 박정자                                      Jung-Ja Park [Narrator]

소프라노 : 토니 아놀드                          Tony Arnold [Soprano]

바이올린 : 모브세스 포고시안                  Movses Pogossian [Violin]

프로그램

G. Kurtag   “Kafka-Fragments” 

프로그램노트

죄르지 쿠르탁은 1926년 루마니아령 르고이에서 태어났다.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 실내악 교수이며 표현주의적 작곡 성향의 유사성으로 안톤 베베른의 후계자로 분류된다. 1946년 리스트 음악원에서 작곡, 피아노, 실내악을 배웠으며 이 시절부터 작곡가 죄르지 리게티와 우정을 쌓기 시작했다. 1950년대 헝가리에선 스탈린 정권이 바르토크의 후기 작품과 스트라빈스키 음악의 연주를 금지했고 이런 속박을 피해 1957-58년 파리로 유학을 떠났다. 파리에서 미요와 메시앙의 수업을 듣고 사무엘 베켓의 연극을 접하며 음악적 사고를 심화시켰다. 1959년 헝가리로 돌아가 예술 심리학자 마리안느 슈타인과 교류하면서 작곡의 폭을 넓혔고 훗날 카프카의 단편을 슈타인에게 헌정했다. 

1967년 리스트 음악원에서 피아노와 실내악 교수가 돼서 안드라스 쉬프, 졸탄 코치쉬를 제자로 두었다. 1981년 파리에서 앙상블 앵테르콩탕포랭이 초연한 <소프라노와 체임버 앙상블을 위한 고(故) 트로소바의 메시지>, <린마 달로스의 21개의 시>가 평단의 주목을 받으며 세계적인 작곡가로 발돋움했다. 쿠르탁의 작풍은 앙상블에선 주로 헝가리 민속 악기 침발롬을 이용해 독특한 슬라브 음색을 내고 곡에 강한 메시지를 담는 것이 특징이다. ‘침묵’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짧은 작품이라도 심플한 표현과 함께 비르투오시티를 포함했다. 

‘카프카’의 단편은 쿠르탁이 1985-1987년에 쓴 곡으로 작가 프란츠 카프카의 일기와 서신을 텍스트로 한 40개의 짧은 악장들로 구성된 작품이다. 소프라노와 여성 독주 바이올린을 위한 편성에 각 곡은 20초부터 4분까지의 분량으로 총 연주시간은 70분이다. 쿠르탁의 작품 가운데 가장 긴 분량이지만 짧은 음악적 격언들이 곡마다 채워져 있다. 경제성과 축약, 블랙 유머와 신랄한 자기 비판, 예술에 대한 겸손에 있어서 쿠르탁과 카프카는 유사성을 보인다. 1987년 소프라노 율리안느 반세와 바이올리니스트 안드라스 켈러가 초연했다.